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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당구

스포츠에서 매너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by 용브로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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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는 항상 고도의 집중력 발휘 여부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찰나의 순간에 승부가 뒤바뀌는 스포츠 게임은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개인경기 중에서는 골프가 그 대표적인 것으로서 선수의 실력은 물론이지만 정신적인 면이 경기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당구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는 골프에 못지않음을 실감하고 있다. 골프에서는 선수가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갤러리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관전하며, 선수는 실수하지 않고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스윙이나 퍼팅을 하려고 최대한 집중한다

선수는 심지어는 기침 소리 하나, 카메라 셔터 소리 하나에도 신경이 거슬리면 어드레스를 풀고 처음부터 다시 자신의 루틴을 시작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샷 하나 퍼팅 하나에 인생이 걸려있는 프로의 세계는 실로 눈물겹기까지 하다. 한 타 차이로 수십억의 부와 명예를 날려버리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관중들은 이에 환호하고 심지어는 즐거워하기까지 한다.

일례로 2012년 LPGA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에서 김인경 선수가 18홀 마지막 30센티 퍼트가 집중력을 잃고 빗나가는 바람에 다 잡은 우승을 놓치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과 함께 수억 원을 날려 버린 바가 있다. 이로 인해 김 인경 은 장기 슬럼프에 빠지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안간힘을 썼고 심리적 치료까지 받기까지 했다. 다행히 각고의 노력 끝에 5년 후 역시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여 감격과 회한의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수년 전 프로 당구 PBA 개막전에서도 강 민구 선수도 마찬가지 경우다. 그리스의 필리포스와 결승에서 마지막 7세트까지 가는 풀세트 접전을 치르며 9 대 8로 앞선 경기에서 심리적으로 흐트러져 그 짧은 옆 돌리기 하나를 놓치는 바람에 역전패를 당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초대 챔피언 자리를 1억 원의 상금과 함께 필리포스에게 내어주고 준우승 상금 3400만 원에 그치고 무려 6600만 원을 한 타에 날린 바가 있다. 이는 선수가 경기에서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실감하게 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멘털 게임은 상대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소한 언행일지라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금기 사항이다. 골프나 당구에서 구찌 겐세이 (입 견제)가 통하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왼쪽에 물이 있다거나 오른쪽에 숲이 있다고 슬쩍 한마디 던지면 상대 선수는 평소에 그렇게도 잘 치던 드라이브 샷이 여지없이 물속이나 숲 속으로 빠져 OB가 나는 경우를 허다하게 볼 수 있다. 당구에서도 상대 선수에게 오늘 샷 죽이네 한마디 하면 여지없이 삑사리를 내는 것도 분명히 자극과 반응이라는 심리적인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경험담

 

나의 경험담으로는 골프 초년 시절에 친구 동료들과 그린에서 퍼팅을 마치고 홀 아웃하면서 나오는 순간 무심코 동반 선수의 퍼팅 라인을 약간 스치고 밟은 적이 있다. 이 친구가 그 순간 눈빛이 달라지며 얼마나 화를 내는지 순간 나는 당황했다. 매너부터 배우고 오라는 듯이 한 마디 내뱉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욱하는 감정이 치받아올라 그런 걸 가지고 뭘 그렇게 하느냐며 심하게 다투었다.

 

결국 나머지 홀에서 서로가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복잡한 심정으로 경기를 망치고 나의 스코어 카드는 연속 더블 파를 기록하는 좋지 않은 추억이 있다. 엄격히 말하면 나 자신의 무지와 실수로 나의 잘못 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사소한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유쾌한 하루가 되느냐 아니면 망쳐버리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니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요구되고 기본 매너가 필요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친선도모, 여가선용, 건강유지를 위한 우리들 동네 당구에서는 프로 선수들의 경기와 비교하기에는 다소 거시기한 측면이 있지만 큰 틀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사소하지만 감정이 상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고 유쾌하지 못한 하루를 보내고 귀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골프에서 상대 선수의 퍼팅 라인의 맞은 편에는 절대로 동반 선수나 캐디가 서 있거나 움직이면 안 된다. 당구에서도 수구와 목적구의 큐 선상에 상대방이 서 있거나 움직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동네 당구에서는 그것도 모자라 선수가 어드레스 중인데도 당구대에 바짝 붙어 서서 온갖 잡담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코치 질? 내지는 구찌 겐세이까지 하는 매너 실종인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테이블에서 멀찍이 떨어져 상대 선수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며 득점이 되면 굿 샷 정도의 멘트를 하는 성숙한 매너가 우리들 동네 당구에서도 지나친 기대는 아닐 성싶다.

상대 선수가 집중해서 샷 준비를 하고 있는데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옆에서 무관심하거나, 잡담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본다거나 조작하고 있지를 않나, 장시간 통화를 하고 있다거나, 넋 놓고 있다가 자신의 공이 무슨 색깔인지 자주 묻고, 옆 테이블 경기에 더 관심을 보이고 환호하고 소리친다거나, 경기 중 옆 테이블에 가서 연습까지 한다면 같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는 불쾌하다 못해 짜증스럽고 기분이 더러울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상대방이 부득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경우도 있는데 동반 선수가 함께 하지 않으면 혼자서 게임을 하기가 선뜻 내키지 않고 거북하여 몇 분간씩 기다려주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는 당구가 혼자만의 게임이 아니고 상대방이 같이 경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함께 집중해 주어야 하며 이는 동반 선수로서의 기본적인 매너가 아닐 수 없다.


상대방이 너무 잘 친다고, 경기가 잘 안 풀린다고 구찌 겐세이가 들어가는 것은 애교로 봐줄 수 있다고 치더라도, 타석마다 자극적인 언행을 한다면 이것이 쌓이다 보면 상대 선수에 대한 불편한 선입견으로 경기 기피 현상까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골프나 당구뿐만 아니라 바둑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상대방이 집중해서 수 읽기를 하고 있는데 딴짓거리를 한다거나, 휴대폰 조작을 하는 것도 상대를 얕잡아 보는 듯한 태도로 내심 불쾌한데,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어디에 착수를 했는지 묻기까지 한다면 심하게 무시당하고 있다는 반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심지어 흥얼흥얼 노래까지 부른다면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판세가 불리한데도 노래가 나올 수는 없으니 조금 유리하다고 그렇게 흥얼 대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전형적인 비매너 임에 틀림없다. 설사 자신이 조금 상수의 위치에 있다손 치더라도 진중한 자세와 태도로 대국에 임해야 온당한 것이며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것이나,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를 잡는 데도 최선을 다한다는 격언을 가슴에 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승부로 먹고사는 프로는 아니다고 하지만 인생 후반기에 같은 취미 생활을 통한 동호인 친구들이 자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설렘을 가지고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실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기본적인 매너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며 자신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고 잘못된 점은 없었는가를 반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당구 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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